언젠가 혹은 곧

7월이 마지막 글이더라. 이제는 아무도 찾아올 것 같지 않은 황량한 공간이 되어버렸네. 오랜만에 찾은 홈페이지, 그래도 잊지 않았다는 얘기는 써놓고 싶어졌다.

언젠가 혹은 곧…

홈페이지 테마 변경!

이제 다시 일기를 좀 써볼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시간과 여유가 허락할 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새로운 마음으로 시작하기 위해 홈페이지 테마를 변경했다.

나름 만족스럽다. 카테고리를 클릭하면 게시판 형태로 글이 나왔음 싶은 소소한 바람이 있긴 하다. 아주 오래전에 사용하던 누구나 쓸 수 있는 짧은 메모장 같은 게 있음 더 좋겠지만, 완벽하게 예전처럼 돌아가기는 힘들겠지. 다 그런 것이지 뭐. :)

go say가 있던 시절 -

아주 먼 옛날, 멀고 먼 옛날,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까지는 아니겠다. 적어도 케텔이라는 말은 안 나오기 때문에. 어쨌거나 오래전에 하이텔 시절에 ‘횡설수설’ 게시판이란 게 있었다. go say를 하면 바로 게시판에 들어갈 수 있었는데 그래서 ‘쎄이’ 게시판이라고 얘기했던 것 같다. 하이텔에 습관적으로 드나들던 시절, 접속만 하면 늘 가던 게시판이었다. 재미있는 글이 많았고, 감동적인 글도 많았으니까.

점심을 먹고 우체국에 등기 부치러 가다가 갑자기 ‘쎄이’란의 어떤 글이 생각났다. 그러면서 자연스레 쎄이에 올라왔던 글, 하이텔에 대한 상념들이 차례차례 떠올랐다.

쎄이란을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글이 몇 개 있는데, 그 글 중에 ‘횡설수설’에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되던 글이 하나 있었다. 소위 ‘의식의 흐름’ 기법에 따라 쓰여진 글이었는데, 그때는 정말 이런 게 횡설수설이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게시판 제목에 정말 어울리는 글이었다. 그래서인지 조회수 역시 꽤 높았던 게시물이었던 것 같다. 너무 인상적이라 PC에 저장해놨었는데 안타깝게도 언제인가 사라져서 지금은 찾을 수가 없다. 그리고 또 하나 글이 커피와 라면에 대한 글이었는데 짧은 글 안에 깊이 있는 내용이 들어 있어서, 읽고 꽤나 감명받았더랬다. 이 글 역시 PC에 저장해놨더랬는데, 언제인가 없어진 듯하다.

심심해서 하이텔에 VT모드로 들어가보니 아직 이 글은 남아 있더라는. 그래서 게시물 퍼다가 밑에 첨부해놨다~ (다른 분의 글이라 허락을 맡아야 하겠지만 연락할 길이 막막해서 그냥 올립니당) 저 글 역시 조회수 높은 게시물이었다. ^^

횡수 게시판에서 li를 해서 인기있는 사람들 글 보는 재미도 쏠쏠했는데. 사실 내게는 예전의 하이텔 (혹은 나우누리/천리안) 시절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정보 찾기도 더 쉬웠고, 놀러다니기도 더 편했다. 이를테면 중앙집중형의 구조였기 때문에 하이텔 같은 곳에서만 검색해봐도 대부분의 필요한 정보를 찾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하이텔에만 가봐도 그 시절 통신상에서 유명했던 글 잘 쓴다던 사람들의 글을 거의 다 볼 수 있는 시스템이었으니까. 그에 비해 지금은 여기저기 빨빨거리면서 돌아다니면서 정보를 찾아야 한다. 정보가 검색한 그 곳에 그대로 남아 있다는 보장도 없다. (dead-link일 수 있단 얘기)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글을 읽기 위해 홈페이지나 블로그나 클럽 같은 곳을 돌아다녀야 한다. 확실히 글 찾아 읽기가 힘들어졌다. 예를 들면 예전에는 serial만 가면 유명 네티즌의 글을 대부분 읽을 수 있었다. (근데 난 그 당시 serial은 잘 안 갔던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래서 불만이라는 건 아니다.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도 있는 법. 다만 오늘은 잃어버린 것에 대한 향수가 생각나는 날이라는 것 뿐. 생각해보니 say에 글을 남기거나 그런 적은 거의 없었던 것 같다. 지금과 마찬가지로 read-only. 그래도 가끔은 무수한 글들에 둘러싸여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남들의 관심에서 사라지는 그런 곳에 글을 남기고 싶을 때가 있다. 지금이 그런 때일까? 그래서 go say가 생각났을 수도.

제 목:라면하고 커피를 잘 끓여야 최고의 배우자!
보낸이:최선영 (pihnocio) 1993-04-29 14:53 조회:14348

라면을 잘 끓인다라는 말은..

아주 사소한 것도 상대방을 이해 한다고 말을 할 수 있다..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인 배를 부르게 한다는 욕구를
충족시켜 줄수 있다는거..

그러니까 200 원 짜리로서도 상대방의 배를 부르게 할 수가 있고
또 400 원 짜리로도 상대방의 기분을 찝찝하게 만들 수 있다는
또 돈이 없을 때도 또 귀찮을 때도..
상대방의 가장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시켜 줄만큼의
마음을 가졌다고 말을 할 수 있다..

그런거지요…

또 커피를 잘 끓인다…
이것은 라면과는 달리 기호 식품으로
먹으면 좋고 안 먹어도 그만인 것인데..
이것은 가장 기본적인 배를 채운다는 욕구 다음으로..
상대방의 기분을 더욱 좋게 하는 첨가제 같은 역활을 한다,..
커피맛은 라면보다 더욱더 세심하게 타야 한다.
라면과 같이 스프도 없으니 말이다.
단지 맛을 낼 수 있는것은 물하고 커피 크림 설탕 4 가지 뿐인데.
이것으로 상대방의 입에 맞는 커피를 타야 하니까 말이다.
커피를 잘 탄다는 것은 상대방의 습성 ( 적당한 말이 없는거 같아서 )
을 파악해야만 가능하다…
상대방의 아주 작은 곳까지 파고 들어야만… 커피를 잘 탄다는
말을 들을 수 있을것이다..

만약 라면잘 끓이고 커피 잘 타는 남자라면 사랑받는 남편이
될 수 있을 것이고…라면 잘 끓이고 커피 잘 타는 여자라면
사랑받는 아내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취생활 3년째로 접어 드는 나에게 갑자기 다가온 아내감
생각이 나서 몇자 적어 올린다…

/* 둘다 아주 사소한테 큰 의미를 두면서 적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