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상반기 읽은 책

01. 파트릭 모디아노, 『서커스가 지나간다』
02. 장 미쉘 트뤼옹, 『2032년 상/하』 *
03. 아사다 지로, 『철도원』
04. 다니엘 키스, 『앨저넌의 영혼을 위한 꽃다발』 (대산) *
05. 앨리스 피터스, 『99번째 주검』
06. J. G. 발라드, 『크리스탈 월드』 *
07. 김산해, 『길가메쉬 서사시』
08. 로버트 하인라인, 『스타쉽 트루퍼스』
09. 앨리스 피터스, 『성녀의 유골』
10. 다구치 란디, 『콘센트』
11. 마이클 화이트 & 젠트리 리, 『가상역사 21세기』
12. 존 업다이크 外, 『세계 러브스토리 걸작선』 *
13. 가네시로 카즈키, 『GO』
14. 샨 사, 『바둑두는 여자』
15. 아서 코난 도일, 『잃어버린 세계』
16. 코니 윌리스, 『개는 말할 것도 없고』 *
17. 앤 라이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18. 쥴 베른, 『80일간의 세계일주』 (김석희역, 열림원)
19. 무라카미 류, 『러브 & 팝』
20. 아서 코난 도일, 『배스커빌의 개』
21. 시어도어 스터전, 『인간을 넘어서』 *
22. 야마다 에이미, 『나는 공부를 못해』

* 마음에 들었던 책

오늘부터 조셉 콘라드의 『암흑의 핵심』을 읽고 있지만, (얇은 책임에도 불구하고) 30일까지 읽을 수 있을 것 같지는 않기에 미리 상반기 독서 결산을 낸다는; 사실 책 읽은 거 기록해두는 스타일은 아니었는데 올해는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연초부터 꼬박꼬박 적어놓고 있다.

1주일에 한 권씩 읽기가 올해 독서의 목표였는데, 6개월에 22권이면 나름대로 성공한 것 같다. (올해는 몬스터 시즌 =.=)

책 읽기를 생각 없이 기계적으로 & 의무감으로 하는 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많이 읽느냐가 중요한 건 아닌데 말이지.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쌓인 책이 많아서 빨리 읽긴 해야 할 듯)

읽은 책 & 읽고 있는 책~

다구치 란디의 『콘센트』는 흥미로운 소재를 다루고 있는 책이다. 결론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재미있게 읽었다. 현대적 의미에서 본 샤머니스트를 다룬 소설이랄까. 히끼고모리였던 오빠의 죽음을 통해 자기의 내면과 역할을 알게 된 사람이 이야기다. 전이와 역전이 같은 심리학 용어, 콘센트, 안테나 같은 소재들이 꽤나 신선했다. 그리고 인터넷 칼럼니스트 전적 때문인지 글도 감각적이다. 한번쯤 읽어볼만한 소설이라고 생각.

마이클 화이트와 젠트리 리가 함께 쓴 『가상역사 21세기』는 나름대로 읽어볼만한 근미래저술이라고 생각하지만 시각 자체가 그다지 마음에 들지는 않는다. 2100년경에 쓴 미래역사서인데, 100년 동안 일어난 중요한 사건들을 기록한 대중역사서이다. 핵전쟁이 인도와 파키스탄에서 일어났는데 그것이 ‘선진국에서는 절대로 상상할 수 없는, 우발적인 형태’의 핵사용이었다는 부분도 마음에 들지 않았고, 현재 선진국이라고 불리우는 국가 중심의 서술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중국과 멕시코가 새로운 강국으로 부상하고 미국은 지금의 절대강자 위치에서 물러난다고 하지만.. 그외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은? 어차피 서평을 올려야 하니까 정리해서 글을 적어봐야 할 듯. (근데 서평 날짜 또 어겼다. 앞으로는 신청하지 말아야지. -_-)

도솔에서 나온 『러브스토리 걸작선』은 생각 외로 사랑스러운 단편을 만날 수 있는 소설이었다. 전반적으로 꽤 만족했다. 사랑의 예방주사, 미녀일까 호랑이일까, 소나무 숲에서 온 편지. 이 세 편이 제일 마음에 들었다. 그 중 미녀일까 호랑이일까는 밑에 게시판에 전문을 올렸다는;

가네시로 카즈키의 『GO』는 아주 유쾌하다. 영화 69를 본 느낌이랄까. 역경을 극복하는 알고보면 뻔한 연애 이야기지만 진부함에 빠지지 않고 유쾌하게 잘 그려낸 것 같다. 영화도 보고 싶다. 이 책은 정말 페이지가 술술술 잘 넘어가더라는. 재일조선인의 일본에서의 삶이 꽤나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나오키상 수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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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읽고 있는 책은 샨 사의 바둑 두는 여자. 서술이 지극히 간결하다 못해 건조한 느낌이 든다. 일본군 장교와 중국여인이 교대로 등장하면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건조한 문체와 짧막한 에피소드들이 상승작용을 일으키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페이지가 잘 넘어감에도 불구하고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든다.

어쨌든 끝까지 읽어봐야지 알겠지.

행복한 고민

어제 도솔에서 나온 세계 러브스토리 걸작선이라는 단편집을 거의 다 읽었답니다. 첫사랑에 관한 단편이 하나 남긴 했는데 이건 집에서 남는 시간이 읽기로 하고, 지하철에 가지고 다니면서 읽을 책을 골랐는데.. 요새 책을 ‘수집’한 결과 여기저기 쌓여있는 책들 사이에서 행복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더라구요.

읽을 책이 너무 많지만 가지고 있는 시간은 그에 비해 한정적이기에 우선 읽기 편해 보이는 책을 찾았는데.. 에드 맥베인의 경찰 혐오자, 앨리스 피터스의 수도사의 두건 중에서 하나 고르려고 했죠. 근데 장농을 열어보니 가네시로 카즈키의 GO가 눈에 띄네요. 영화로도 좋은 평을 얻었고 원작도 괜찮다는 소리를 들은 터라. (영화를 못 본 게 안타깝다는)

그래서 행복한 고민(?) 끝에 GO를 읽기로 했답니다. 아침에 지하철에서 잠깐 읽었는데 나름 발랄한 것 같더라구요.

얼마 전에 구입한 일각수의 꿈 번역후기를 보니 ‘온전히 하루가 내 것’ 비스므레한 표현이 있던데 정말 온전히 내 것인 하루가 그립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물론 주말이 있고, 주중의 저녁시간이 있긴 하지만 이리저리 치이다 보면 그런 시간들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와 같이 사라지잖아요.

그러게 시간을 효율적으로 써야지, 라고 구박한다면 할 말은 없겠지만.. 온전히 내 것인 하루를 좀 오래 가져봤으면 싶네요. 최소한 세 달 쯤. -_-;

올해 상반기 프로젝트만 성공적으로 수행하면 세 달까지는 아니더라도..
좀 쉴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