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를 위한 마법』, 켈리 링크를 만나다

켈리 링크의 단편집 『초보자를 위한 마법』을 읽고 있습니다. 이렇게 빨리 읽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단편집과는 별로 친하지 않기 때문에 기대반 우려반이었습니다. 첫 단편인 「고양이 가죽」을 읽고 역시 난 단편에는 그다지 매력을 못 느끼는구나 하며 실망감에 빠져들었습니다. 상상력이 풍부하고 기괴한 느낌이지만 그런 장점이 별로 와닿지 않기도 했고요.

하지만 다음 단편인 「고양이 핸드백」과 「멋진 이혼」이란 작품을 읽고 나니 생각이 달라지네요. 고양이 핸드백은 이 단편집에서 제일 상을 많이 받은 단편입니다. 이쪽 계통해서 인정해주는 세 가지 상을 모두 탔죠. 휴고상, 로커스상, 네뷸러상. 역시 상은 괜히 받는 게 아니구나 싶은 생각이 듭니다. 작가는 자기가 만들어놓은 상상력의 바다에서 물 만난 고기 마냥 펄떡이며 독자들을 유혹합니다. 자기랑 함께 놀아보자고~ 음, 작가의 상상력과 이야기가 잘 융합된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꽤 마음에 들었어요.

「멋진 이혼」은 특별한 이야기를 지닌 단편은 아닙니다. 관계의 단절에 대한 이야기를 조금 다른 방식으로 풀어놓고 있지요. 이 단편도 꽤 마음에 듭니다. 다시 한 번 천천히 읽어보고 싶기도 합니다.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결혼해서 같이 살 수 있다는 설정을 바탕으로 쓰여진 단편입니다. 하지만 그들은 서로 볼 수도 없고, 이야기를 나눌 수도 없습니다. 단지 존재한다고 느낄(!) 뿐이지요. 관계에 대해 고민해본 적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많은 걸 시사해주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다른 단편들은 아직 안 읽어봤지만 아직까지는 이 작가 기대했던 것 보다 만족스럽네요. :)

- 2008/01/22 씀

『초보자를 위한 마법』에 실린 단편을 모두 읽었습니다. 마음에 들었던 단편은 위에서 언급한 두 단편과, 「초보자를 위한 마법」입니다. 총평을 하자면 나름대로 만족스럽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단편집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단편집을 통해 느낀 켈리 링크에 대한 느낌은, 우선 문장이 간결합니다. 톡톡 끊어 읽는 재미가 있죠. 그리고 상상력이 매우 독창적이며 기괴합니다. 상황이나 사물에 대한 묘사가 깔끔하고요. 그러니까 장점이 많은 작가라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야기의 완결성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의 측면이라면 아직 평가를 보류하고 싶습니다. 몇몇 단편들은 저로서는 이해하기 쉽지 않더라고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소설은 비교적 일관된 이야기의 흐름을 가지고 있으며, 읽고 있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주는 소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어떤 단편에서는 긴장감의 증폭만 보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그런 단편들이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그리고 유사한 분위기의 소설들을 흥미롭게 읽었던 경험도 있고요. 단지 취향의 문제라고 해야겠죠. 단편의 짧은 호흡 문제일 수도 있고요.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장점때문에 실망하기 보다는 기대를 하고 싶은 작가입니다. 상상력이 풍부하며 글도 간결하게 잘 쓰니까 단점만 조금 보완되면 더 큰 성취를 이룰 수 있겠죠. (당연한 말을 당연하지 않지 않은 말인 듯 써놓은;;)

조만간 『이상한 일이 생겼어』라는 단편집도 출판된다고 하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겠습니다. 이번 단편집에 실린 「고양이 핸드백」을 읽으면서 정말 근사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이 단편은 켈리 링크의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다운 받아서 읽어보실 수 있습니다. 근데 영문이에요. 문장이 짧게 끊어지는 편이라 나름 읽기 쉬울 것 같으니, 관심 있으신 분은 아래 링크에 들어가보시기 바랍니다. 『이상한 일이 생겼어』에 수록된 단편 모두와 「고양이 핸드백」 등의 단편들을 읽으실 수 있답니다. :)

켈리 링크 홈페이지: http://kellylink.net

- 2008/01/30 덧붙임

골라 읽는 재미가 있다 -

1. 로이스 맥마스터 부졸드, 『마일즈의 전쟁』 (행복한 책읽기)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9571456

2. 엘리자베스 문, 『어둠의 속도』 (북스피어)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931162

3. 그레그 베어, 『다윈의 라디오』 (시공사)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52748905

4. 킴 스탠리 로빈슨, 『쌀과 소금의 시대』 1/2 (열림원)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70635475

5. 가이 가브리엘 케이, 『티가나』 1/2 (황금가지)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82735364

6. 조너선 캐럴, 『벌집에 키스하기』 (북스피어)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91931197

7. 판타스틱 편집부, 『Fantastique 판타스틱』 – 2007. 5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6000222246

과학소설을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경험하지 못했을, 골라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습니다. 1번부터 4번까지 모두 과학소설. 게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번역되는 소설입니다. 알만한 사람들은 알겠지만 과학소설에 관심이 많았던 사람들이라면 이런 기회가 흔치 않다는 걸 알죠. ^^

3대 스페이스 오페라에 속한다는 『마일즈의 전쟁』이 꽤나 재밌다는 풍문. 제 옆자리 직원이 사서 읽고 있는데, 재미있다고 얘기해주네요. 그런데 3대 스페이스 오페라는 『마일즈의 전쟁』 말고 또 뭐가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마일즈의 전쟁』 후속편인 『보르 전쟁』도 나온다고 하니 – 언제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 – 기대하셔도 좋을 듯.

관심 출판사 중 한 곳인 북스피어에서 두 권의 책이 출간됐네요. 『어둠의 속도』와 『벌집에 키스하기』. 『어둠의 속도』는 이름이 좀 생소한 엘리자베스 문의 소설인데요, 2004년 네뷸러 상 최우수 장편상을 받았다는군요. (7번 잡지 정기구독하고 사은품으로 받았다는; ^^) 자폐인에 대한 과학소설이라는군요. 제목만으로도 왠지 기대가 되는 작품.

그리고 『웃음의 나라』의 작가 조너선 캐럴의 『벌집에 키스하기』도 출간됐습니다. 크레인스 뷰 3부작 중 첫 권이라는군요. 미스테리, 판타지, SF를 넘나드는 수작이라고 합니다. 어떤 작품일지 매우 궁금합니다. 얼마전 『웃음의 나라』를 읽었는데 작가의 상상력은 높이 평가하지만 끝부분에서 아쉬움이 조금 남았지만, 데뷔작임을 감안한다면 다음 작품들이 기다려지는 작가임에는 틀림없습니다. 3부작 모두 올해 출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블러드 뮤직』으로 과학소설 팬들에게는 나름대로 유명한 그렉 베어의 『다윈의 라디오』도 출판되었습니다. 이 책은 2000년 네뷸러 상 수상작이라네요. ^^ 그리고 대체역사소설인 『쌀과 소금의 시대』도 출판됐습니다. 중국과 이슬람 문명이 세계의 패권을 차지했다는 가정하에서 쓰여진 소설이라고 하네요.

황금가지에서는 『티가나』라는 판타지소설을 출간했습니다. 소문만 무성했던 작품인데 드디어 출간이 되었나 보군요. 작가소개에 따르면 가브리엘 케이는 사극적 판타지라는 장르를 개척했다고 합니다. 역시 기대되는 작품이네요.

그리고 본격 장르문학 잡지인 판타스틱이 이번 달 출간되었습니다. 정기구독을 하면 10% 할인에, 사은품도 준다고 하니 정기구독을 고민해보심이.. 이런 잡지가 나오기 힘든 국내 실정을 감안하면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이제는 나와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다음 달에는 제가 열렬히 좋아하는 작가 어슐러 르 귄 여사의 인터뷰가 실릴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에 고인이 된 커트 보네거트 특집 기사도 실린다고 하고요. :)

참고) 월간 판타스틱 관련 사이트 목록

판타스틱 홈페이지: http://www.fantastique.co.kr
판타스틱 블로그: http://blog.naver.com/efantastique
판타스틱 네이버 까페: http://cafe.naver.com/sfproject.cafe

오늘의 책

일주일이나 이주일에 한번쯤 책을 소개하려고 한다는;

첫번째 책은 다닐엘 키스의 Flowers for Algernon!
우선 구하기 쉬운 책부터. :)
그리고 나름 감동을 주는 책부터 시작~

(처음부터 아웃사이더 같은 책을 추천하면 안 되겠지. 하하)

워낙 유명한 책이라 여러 출판사에서 다양한 제목으로 출판되었다. -_-
(아래 리스트 참고)

간략하게 줄거리 소개를 하자면 아이큐 70의 지능 장애인 주인공 찰리가 뇌수술을 받아 머리가 좋아지면서 겪게 되는 갈등, 사랑을 이야기한 소설. (착하고 좋아보이기만 했던 세상이 알고보니 그렇게 좋은 세상은 아니었다는)

SF소설계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휴고상 & 네뷸러상 수상작.
찰리라는 이름으로 영화화 되기도 했고,
상기한대로 많은 출판사에서 다양한 제목으로 출판.
SF소설이라는 편견을 가지고 읽을 필요는 없을 듯.

1/3 쯤 읽었는데, 중간중간 울컥하는 감정을 느낄 수 있다.
감정이 풍부한 사람이라면 눈물을 흘릴 수도;;

지금 구할 수 있는 번역본은 아래 3개 정도인데,
내가 가진 책은 앨저넌의 영혼을 위한 꽃다발, 대산출판사.

교보에 책구경 자주 가는 사람들은 빵가게 찰리의 행복하고도 슬픈 날들이라는 책 구경을 한 적이 있을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그 경우..)
(내가 보기엔 조금) 유치해보이는 그림 탓에 눈에 확 띄더라는.
그래서 그닥 관심을 안 가졌다. -_-
저 판의 특징은 ‘앨저넌, 찰리, 그리고 나’라는 작가의 창작 뒷 이야기가 실려 있다는 점.

모래시계판은 구경해본 적이 없어서 잘 모르겠다.

빵가게 찰리의 행복하고도 슬픈 날들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4970269X
모래시계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5202215
앨저넌의 영혼을 위한 꽃다발
http://www.aladdin.co.kr/shop/wproduct.aspx?ISBN=8937204851

참고로, 요새 엔간한 인터넷서점들은 대부분 배송비 무료.
그리고, 읽어본 분들 있으면 댓글 바람~ ^^*